상하이 재래시장에 위챗페이(초록색)와 알리페이(파란색) 결제 QR 코드가 걸려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텐센트가 중국에서 돈세탁 방지 규정 위반 혐의로 막대한 벌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텐센트의 결제서비스 위챗페이가 도박 같은 불법 목적의 자금 송금을 허용한 것을 밝혀냈다. 위챗페이는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이용자와 가맹점을 확인하도록 한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 위챗페이에 대한 정기조사에서 이런 규정 위반을 발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각지의 인민은행 지사가 위챗페이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벌금 액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적어도 수억위안(수백억원)은 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는 과거 돈세탁 방지 규정 위반 혐의로 비(非)은행 결제업체에 통상 부과하던 금액보다 훨씬 크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돈세탁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비은행 결제업체들도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처럼 돈세탁을 예방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WSJ 보도 이후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 주식은 9.79% 급락 마감,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2020년 말 시작된 중국의 인터넷산업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게임 분야 거대 기업인 텐센트는 막대한 벌금을 납부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나 음식배달업체 메이퇀과 달리 정부 조사의 직접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슈퍼 앱'으로 통하는 위챗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12억6천만명으로 이용자 대다수는 중국에 있다.

많은 사람이 위챗 안의 결제 기능을 이용해 온라인이나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다른 사람과 돈을 주고받는다. 중국에서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내기보다 스마트폰의 위챗페이나 알리페이로 QR 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금전을 결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윤구(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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