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 또 가는 세상(외1수)
홍영빈
갈고 또 가는 세상
-씨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일은 잠시 말하지 말자
해님이 고삐를 쥔 지구는 둥글소가 되여
오늘도 자기의 터전에서 보습을 끌며
간 뒤 따라 자꾸 메꾸어지는 하늘밭을
쉼없이 수걱수걱 이랑 갑니다
혹시 어머니-지구의 유전인지도 모릅니다
보습을 머려서 땅만을 갈지 않는 생령들
배를 무어 강물과 바다를 갈고
로케트를 고안하여 장천을 가는
갈아도 못다 가는 흙입니다 물입니다 장천입니다
그래서 인간세상에도 고스란히 받아들인
개척하고 개간할 인생령지(领地)가 있어
심장을 보습으로 삼아
갈고 또 갈아야 될줄로 압니다
도시와 농촌 그리고 나
농촌이란 까마득한 곳으로부터 시작하여
내처 흘러오는 강물이옵니다
또한 도시는 흐르는 강물이 신기하게 낳아 키우는
현대식 인공산섬(山岛)이옵니다
불청객인 내가 세월의 중도에 끼여들어
벗 사귀여 즐기는 이 풍경이 하도 좋아
편하게 둘러앚아 어제와 래일을 담론하는
정자가 되여주고싶은 몸이옵니다
*<도라지> 선정작가작품집 <바람의 색갈>
제3코너 <0에서 0까지 날아예는 농군의 가을정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