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 가격이 폭등하면서 배드민턴이 '부자들의 스포츠'가 돼버렸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요넥스, 더블 해피니스, 링메이 등 중국 내 주요 셔틀콕 제조사들은 지난 몇 주간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2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일본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요넥스의 셔틀콕 중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AS02는 12개 한 팩이 149위안(약 2만8000원)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한 달 전보다 24% 오른 가격이다.
안후이성의 셔틀콕 공장주 리양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셔틀콕 재료인 깃털의 경우 저가 깃털이 3배, 중고가 깃털은 최소 2배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중국 축산업의 변화가 셔틀콕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이 내려가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체재인 거위나 오리고기 수요가 줄었다는 것.
이에 셔틀콕 제조에 사용되는 거위나 오리 깃털을 구하기 어려워진 기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류쩡진 농업과학기술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육류 수요가 증가하면서 오리 및 거위 수요가 감소했다"며 "도살되는 오리 숫자가 줄어 셔틀콕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깃털의 공급량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배드민턴 애호가들은 셔틀콕 가격 급등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지난 2주간 '배드민턴은 월급 2만위안(약 380만원)을 버는 사람들조차 감당할 수 없는 스포츠가 됐다'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됐다. 또 다른 웨이보 이용자는 "배드민턴이 거의 부자들의 스포츠가 됐다"며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상하이의 아이리서치 컨설팅 그룹은 배드민턴이 중국에서 널리 퍼진 스포츠 중 하나로, 젊은 층의 30% 이상이 즐기는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여긴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