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0대 청소년들의 중독을 우려해 랜덤 박스(블라인드 박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0일 "여름 방학을 앞두고 10대 청소년들의 랜덤 박스 소비가 중독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랜덤 박스는 무작위 상품이 들어 있는 형태로 희귀 아이템이나 시리즈 완성 욕구를 자극해 반복 구매를 유도한다. 장난감, 피규어, 트레이딩 카드 등이 무작위로 들어 있어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판매자들도 라이브커머스나 복권식 이벤트를 활용해 미성년자의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구매 중독에 대한 우려로 2023년부터 8세 미만 어린이에게 블라인드 박스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8세 이상도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사실상 제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구조가 청소년들의 충동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인민일보는 지적했다. 일부 청소년은 한 번에 수천 위안(한화을 쓰는 경우도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애니메이션, 게임, 아이돌 등 콘텐츠 기반 ‘굿즈 경제’가 청소년층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2021년 게임 중독 방지를 위한 고강도 규제처럼 랜덤 박스에 대해서도 유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푸웨이 서남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랜덤 박스 소비는 미성년자의 자기통제력을 악용한 구조"라며 "온라인 쇼핑몰에는 실명 인증·안면 인식·보호자 이중 확인으로 구성된 3단계 검증 시스템을 오프라인 매장에는 미성년자 전용 판매 구역과 강력한 제재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